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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피플] 창원의 '돌격대장'이 돌아왔다

'창원 돌격대장' 박민우(30·NC 다이노스)가 돌아왔다.올 시즌 프로야구 초반 돌풍을 이끄는 건 NC다. 개막 전 5강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첫 14경기에서 9승(5패)을 따냈다. 선두 SSG 랜더스(8승 4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4리 뒤진 공동 2위. 투·타 짜임새가 돋보이는데 타자 중에선 리드오프 박민우의 활약이 인상적이다.박민우의 성적은 12경기 타율 0.410(39타수 16안타)이다.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KT 위즈·타율 0.422)에 이어 리그 전체 타격 2위. 출루율은 0.521로 압도적 1위다. 부문 2위 채은성(한화 이글스·출루율 0.475)과 5푼 가까이 차이 난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상위권인데 특히 RC/27이 리그 1위라는 게 눈에 띈다.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으로 지난해 박민우의 기록은 리그 평균(4.45)에 겨우 앞선 4.76이었다. 올해 이 수치가 13.88까지 치솟았다. 그는 "지난 2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잘하려고 했고, 실제로 더 많이 연습했다. 그러면서 멘털이 좋아진 것도 (성적이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 큰 부분"이라고 돌아봤다.박민우의 2021~2022시즌은 기대 이하였다. 1군으로 자리 잡은 2014년부터 자타공인 수준급 리드오프로 주목받았지만, 2021년 7월, 방역 수칙 위반 징계를 받으면서 스텝이 꼬였다. 원정 숙소에서 일반인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게 화근이었다. 자리에 함께한 동료 선수들과 징계를 받았는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72경기 출전 정지에 구단 자체 25경기를 더해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 5월 복귀한 뒤에는 타격감이 널을 뛰었다. 특유의 콘택트 능력이 실종돼 시즌 타율이 0.267(390타수 104안타)까지 떨어졌다. NC는 과감했다. 각종 타격 지표가 급락한 박민우와 지난해 11월 FA(자유계약선수) 대형 계약을 했다. 조건은 5+3년 최대 140억원. 8년 계약은 KBO리그 역대 최장 계약 기록(종전 7년)이면서 140억원은 구단 역대 최고액이었다. 사실상 '종신 NC맨'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너무 과한 지출을 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았다.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본지와 만난 박민우는 "(FA 협상에서) NC가 먼저였다. 처음부터 날 잡고 싶어하는 게 느껴졌고 애초에 다른 구단과 (협상)할 마음도 없었다"고 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FA 계약에 따른) 부담이 아예 없을 수 없는 거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2019년과 2020년의 활약을 다시 보여주는 게 목표다. 박민우는 두 시즌 모두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그는 "골든글러브를 받는 것보다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때의) 그 성적을 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2019~2020년 박민우의 평균 타율은 0.344. 4월 월간 타율은 0.327였다. 개막 첫 달 3할대 고타율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흐름을 타 1년 내내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역대급 페이스'로 4월을 시작한 그의 출발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8 10:30
프로야구

[김인식 클래식] "야구 박자 다 갖춘 이정후, A클래스 투수를 넘어라"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을 공식화했다. 2017년 키움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LG 트윈스 코치)의 야구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데뷔 초만 하더라도 '이종범 아들'로 더 유명했다. 물론 입단 초기에도 실력이 뛰어났다. 그런데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리그 최고 선수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진 못했다. 지금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섰고, 아버지의 명성을 뛰어넘고 있다. 이정후는 야구에 관한 모든 박자를 다 갖췄다.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올해 627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이 32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수비 범위도 넓고 뛰어나다. 강한 어깨까지 지녔다. 주루 센스 역시 돋보인다. KBO리그를 거쳐 MLB에 진출하려는 야수 중 오랜만에 모든 것을 갖춘 선수임이 틀림없다. 앞서 이대호(은퇴)나 박병호(KT 위즈)는 공격력과 장타력은 좋지만 움직임이 다소 떨어졌다. 김현수(LG)도 콘택트 능력은 좋았지만 MLB에서는 외야수로 발이 빠르지 않았고 어깨도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는 야구의 기본기를 빠짐없이 완벽하게 갖춘 유형이다. 가장 중요한 건 MLB 상위 클래스 투수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마도 각 팀 정상급 이하의 투수 공은 충분히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MLB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야 한다. 현재로썬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필자도 궁금하다. 좋은 예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다. 김하성은 2020년 KBO리그에서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을 기록하고 MLB로 진출했다. 지난해 8홈런 34타점, 올해 11홈런 59타점으로 반 토막이 났다. 포지션 경쟁의 영향으로 기회가 적은 탓도 있었지만, 한국 무대에서 뛸 때보다 성적이 떨어진다. 하지만 올 시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이탈 공백을 메우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지만 약점이던 빠른 공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 덕분이다. 아주 뛰어난 활약은 아니지만, 점차 미국 무대에 적응하며 녹아들고 있다. 이정후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나 단시간에 빅리그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선 빠른 공 적응이 필수적이다. 이정후는 지난해까지 빠른 볼에 상당히 강했는데 올 시즌에는 시속 150㎞ 직구에 다소 약점을 드러냈다. 시속 140~150㎞ 구속을 공략했을 때보다 타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KBO리그와 달리 MLB에선 96마일(시속 155㎞)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A급 투수의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에 주눅 들지 않고 타구를 날려야만 빅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다. '안타 제조기'로 통하는 아키야마 쇼고(신시내티 레즈, 2020~21년 142경기 타율 0.224 0홈런)의 실패와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2022년 111경기 타율 0.262 14홈런)의 적응기에서 보이듯 같은 외야수로 장타력 수반도 중요하다. 이정후는 장타력이 점점 향상돼 최근 3년 리그 2위(0.541, 1위 양의지 0.557)에 올랐다. 2루타성 타구가 많아 빅리그에서도 중거리 타자로는 손색없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은 지금으로부터 1년이 더 필요하다.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욕심내지 않고 다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미국 진출을 선언했으니 이왕이면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도 미리 배워두면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이정후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 정리=이형석 기자 2022.12.22 09:06
프로야구

[IS 피플] KS 간절한 '콘택트 장인' 이용규의 '닥공' 선언

이용규(37·키움 히어로즈)는 자타공인 '콘택트 장인'이다. 높은 정확도를 앞세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그의 활약에 빗댄 '용규 놀이'는 이제 KBO리그의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다. 이른 볼카운트에선 배트를 적극적으로 휘두르기보다 신중하게 공을 골라내 투수를 괴롭힌다. 하지만 이용규의 타격 스타일이 가을야구에선 180도 달라졌다. 이용규는 지난 25일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5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투구 수 10개를 기록했다. 유격수 땅볼(6구)로 아웃된 5회 초를 제외한 나머지 4타석 모두 초구 공략이었다. 1회 초 초구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2-0으로 앞선 2회 초 2사 2·3루에선 다시 한번 초구 적시타로 1루를 밟았다. LG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의 허를 찔렀다. 이용규는 "뒤에 좋은 타자(이정후)가 있으니까 출루를 못 하게 하려고 적극적으로 승부를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맞게 타격하려고 시즌 때와 다르게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변함없다"며 "적극적으로 치면서 공을 보겠다. 무의미하게 공을 보는 건 없을 거 같다"고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언했다. 타격 스타일을 바꾼 건 단기전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포스트시즌(PS) 라인업은 경기마다 큰 변화가 없다. 1번 김준완-2번 이용규-3번 이정후-4번 김혜성-5번 야시엘 푸이그는 고정에 가깝다. 리그 타격왕 2연패를 달성한 이정후 앞에 주자를 쌓을 수 있느냐가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다. 투수 입장에선 대량 실점을 피하려면 이정후 앞에 주자가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테이블 세터의 출루를 막아야 하고 정규시즌보다 공격적으로 투구할 수밖에 없다. 이용규는 "가을 야구를 하면 좋은 투수들이 많이 상대한다. 볼카운트가 몰리면 분명히 결과가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시즌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하려고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마음먹었다. 볼넷을 주지 않으려고 볼카운트 잡는 공이 들어온 걸 기다리지 않고 (타격)하니까 결과가 좋았던 거 같다"고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키움은 이용규를 대신해 리드오프 김준완이 '용규 놀이'로 투구 수를 늘리고 있다. 이용규의 올가을은 간절하다. 2004년 데뷔한 그가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은 건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2009년이 유일하다. 이용규는 "(PO) 1차전을 하기 전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19년 야구하면서 KS를 한 번밖에 못 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서 KS 무대를 밟고 싶은 마음이다. 가을야구에선 개인 성적이 (의미) 없다. 오직 승리가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이용규의 올 시즌 타율은 0.199(271타수 54안타)로 2할이 되지 않았다.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선 다르다. 팀의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며 그라운드에서도 성과를 낸다. 준PO 5경기 타율이 0.364(11타수 4안타). PO 첫 2경기 타율도 0.333(6타수 2안타)로 준수했다. 그는 "어릴 땐 그러지 않았는데 이젠 못하면 후배들 보기가 굉장히 미안하다"며 "가을 야구는 사실 나도 긴장된다. 그런 긴장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후배들 보는 게 시즌 때보다 떳떳해진 거 같다. 그나마 위안 삼고 있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27 11:00
야구

홈런 부족? "하던 대로 하겠다" 이정후가 선택한 '마이웨이'

'타격 기계'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에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목표가 하나 있다. 바로 '홈런'이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다. 2017년 1군 데뷔 후 매년 3할 타율을 기록했다. 1군 통산 타율이 0.341로 2900타석 기준 리그 역대 1위(2위 장효조·0.331)다. 지난해에는 개인 첫 타격왕(0.360)까지 차지했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는 이정후에 대해 "타석에서 대처 능력이 좋다.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배트에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 나쁜 공에는 배트가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흠잡을 곳 없는 성적이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1군 통산 홈런이 36개. 연평균 7.2개로 많지 않다. 깜짝 반등한 시기도 있었다. 2020년 홈런이 전년 대비 9개 늘어난 15개였다. 더 많은 장타를 때려내기 위해 트레이닝 파트와 협의하고, 근력 강화에 집중한 결과였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 타구추적시스템(HTS)에 따르면, 이정후의 인플레이 타구 기준 발사각(15.8도→17.9도)이 올라가면서 타구 속도(133.1㎞/h→137.6㎞/h)까지 빨라졌다. 정확도에 파워를 장착한 '완성형 타자'에 한발 다가서는 듯했다. 지난해에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홈런이 7개까지 다시 줄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리그 53명의 타자 중 공동 33위였다. 모든 공격 지표가 최상위권이지만 유독 홈런만 중하위권이었다. 현재 전라남도 강진에서 2차 스프링캠프 중인 이정후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홈런 욕심은 항상 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홈런을 노리다가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물론 (타격하기) 좋은 공이 나오면 (펜스를)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냥 치던 대로 하려고 한다"며 무리하게 홈런을 의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장타율이 0.522였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2020년(0.524)과 큰 차이 없었다. 홈런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타석 대비 2루타와 3루타 비중을 키워 장타율을 유지했다. 홈런이 장타율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대신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커리어 하이 출루율(0.438)을 찍었다. 그는 "타율이 높아지면서 출루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삼진을 당하는 걸 가장 싫어해 투 스트라이크 이후 더 집중했다"며 "올해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다고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던 대로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방향성을 반기는 건 홍원기 키움 감독이다.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는 워낙 영리하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다. (타격 스타일의 변화는) 홈런을 의식하는 공격 패턴보다 정확하고 강한 타구를 날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며 "국내에서 가장 정확한 타자인 만큼 더 많은 안타와 좋은 타구를 날리기 위해 홈런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 같다. 홈런이 없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타자"라고 극찬했다. 이정후는 이제 영웅군단의 중심이다. 키움은 이번 겨울 간판타자 박병호가 KT 위즈로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했다. 이정후는 연봉 7억5000만원에 사인,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이 2011년 기록했던 6년 차 최고 연봉 4억원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해당 연차 최고 연봉 신기록을 작성하며 박병호가 굳건히 지키던 팀 내 연봉 1위 자리를 이어받았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이정후는 "푸이그는 적응만 잘한다면 우리 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다. 올 시즌은 시범경기가 많이 있으니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며 "책임감이 조금 더 커진 것 같다. 고연봉 선수가 되었으니 플레이뿐만 아니라 행동도 그것에 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28 05:30
야구

KS의 해결사, 밀어치는 강백호

KT 위즈는 지난 14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4-2로 이겼다. 결승타는 7회 말 중견수 배정대의 솔로 홈런이었지만, 또 한 명의 해결사가 있었다. 팀의 주포 강백호(22)다. 선취점도, 쐐기점도 강백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이날 3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강백호는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강백호는 4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7구 승부 끝에 커브를 밀어서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후속 타자들의 출루와 진루타에 힘입어 홈을 밞으며 선취 득점을 만들었다.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도 강백호였다. 7회 말 KT가 3-1로 앞서던 상황에서 두산은 2사 2루 상황에서 좌타자 강백호를 막기 위해 좌투수 이현승을 올렸으나 소용 없었다. 강백호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달아나던 이현승의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어 쳐 3루수 허경민을 뚫는 좌익 선상 적시타로 연결했다. 강백호가 두 점을 만들었고, KT는 두산에 두 점 차로 창단 첫 KS 승리를 거뒀다. 강백호는 자타공인 KT의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KT에 입단해 바로 신인왕이 됐다. 지난해에는 1루수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올해는 더 빛났다. 8월 17일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9월 타율 0.250의 극심한 부진으로 타격왕의 자리는 넘겨줬지만, KT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는 일등공신이었다. 타구를 좌우 가릴 것 없이 골고루 보내는 노련한 타격 덕분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 투아이에 따르면 올해 강백호가 좌우로 보낸 타구가 각각 158개로 같았다. 안타도 밀어서 친 좌측 안타가 68개로 우측(47개)보다 더 많았다. 풀스윙 강타자라는 이미지와 달리 타구를 골고루 보내며 상대 시프트를 무력화했다. 특히 1위 수성이 달린 10월에는 콘택트에 집중했다. 강백호는 10월 24일 키움전에서 좌전 안타 2개를 친 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내가 변화구를 우측으로 잡아채는 성향이 있다는 걸 파악하고 상대가 시프트를 걸더라”며 “무게 중심을 뒤에 둔 채 의식적으로 밀어치려고 했다.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0월 강백호가 당겨친 안타는 7개, 밀어친 안타는 2배에 가까운 12개였다. 지난 10월 31일 열린 정규시즌 마지막 1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에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백호는 6회 초 2사 1, 3루 상황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영건 에이스 원태인의 3구째 직구를 밀어서 좌전 적시타로 만들었다. 강백호의 한 점으로 KT는 1-0 승리를 거두고 정규시즌 최종 1위로 KS에 직행했다. KS에서도 특유의 타격이 빛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시리즈 시작 전 ‘네가 키가 돼서 끌어가야 한다. 상황에 맞는 타격만 해달라’고 하니 그렇게 연습하고 있다고 하더라"면서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는 게 좋아졌다. 우리 팀은 강백호가 풀어줘야 하는 타순”이라고 활약을 칭찬했다. KS 1차전 해설을 맡았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타격 어프로치(타격 접근법)에 주목했다. 허 위원은 “KT가 KS 준비를 잘하고 나왔다. 단기전에서는 타자들의 스윙 어프로치 설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규시즌과 단기전은 상대 투수가 던지는 공이 다르다. 좋은 공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타자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상대 팀인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강한 비결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허 위원은 “압축된 경기에서 필요한 것들을 강백호가 잘해냈다”며 “강백호가 삼성과의 타이 브레이커 때도 그랬지만 KS 1차전에서도 끌어당겨서 장타를 욕심내는 스윙을 하지 않았다. 커리어에 비해 상황에 맞는 타격을 잘한다. 또 한 단계 성숙한 야구, 발전된 야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백호의 노련한 타격을 칭찬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 타이틀이 하나 없이도 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다. 하지만 시즌 말 "개인상이 최우선이 아니다"라며 "난 이제 만 22세이다. 타격 다관왕이나 MVP는 나중에 노려도 된다. 가장 큰 목표는 KT를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밝힌 후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바 있다. KT의 첫 통합 우승이 그의 방망이에 달려있다. 차승윤 기자 2021.11.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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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 입은 셉둥이" 세븐틴, '홈' 뮤비 1700만 공약 스페셜 안무 영상

그룹 세븐틴이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9일 오후 세븐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역대급 귀여움으로 중무장한 타이틀곡 ‘Home’ 나이트 버전 안무 영상을 공개해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Home’ 뮤직비디오 조회수 1700만 달성 공약이다. 영상 속에는 나이트 버전이라는 이름답게 잠옷을 입은 내추럴한 모습의 세븐틴이 등장한다. 멤버들은 각자 안대를 쓰고 머리띠를 착용하는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발랄함을 더한다. 영상 초반에 이어진 멤버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아이 콘택트는 입고 있는 잠옷과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낸다.세븐틴은 무대 위에서 보여줬던 감미로운 모습과는 달리 콘셉트에 맞춘 귀여운 안무 포인트를 선보인다. 멤버들은 센스있는 퍼포먼스로 깨알 웃음을 유발한 것에 이어 영상 중간중간 발사한 손하트로 남다른 팬사랑을 드러낸다. 영상 말미에는 세븐틴이 마치 집에서 취침하듯 저마다 담요를 펼치고 눕는 모습이 이어진다. 멤버들의 연습 장면을 비롯한 메이킹까지 짧게 담겨 있어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세븐틴은 타이틀곡 ‘Home’의 나이트 버전 안무 영상을 통해 자타공인한 팬사랑꾼 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달 21일 미니 6집 ‘YOU MADE MY DAWN(유 메이드 마이 던)’으로 컴백해 음악 방송 첫 10관왕을 달성, 국내외 음원 차트를 석권한 것에 이어 일본 오리콘 주간 합산 랭킹에서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1위를 달성하는 등 눈부신 기록을 세울 수 있게 응원해준 팬들에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세븐틴은 3월 8일부터 10일까지 총 3일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세 번째 팬미팅 ‘SEVENTEEN in CARAT LAND(세븐틴 인 캐럿 랜드)’를 개최할 예정이다.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9.02.20 07:40
야구

[고수vs고수①] 이승엽 “포크볼이 가장 홈런 치기 어렵다”

30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홈런왕은 17명 나왔다.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드물듯 100m 이상의 장타를 칠 수 있는 힘과 기술 또한 소수만이 가진 능력이어서 타격 다른 부문에 비해 타이틀을 갖고 있는 선수가 적다. 홈런왕이 주목 받는 것도 이런 희소성 때문인지 모른다. 내년 시즌 현역으로 뛰는 홈런왕 출신은 총 6명이다. 그 중 다섯 차례 홈런왕에 오른 이승엽(36·삼성)과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29·삼성)가 다시 타이틀을 거머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비활동 기간에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둘은 내년 시즌 홈런왕을 묻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상대방을 꼽았다. 이승엽이 “난 아니다”고 손을 내젓자 최형우는 “앞에서 다 쓸어가지 마시고 좀 남겨주세요”라며 너스레를 부렸다. 이승엽은 "내가 팍팍 밀어줄게"라며 미소지었다. 결국 한치의 양보 없는 밀어주기 끝에 서로 도와가며 잘 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최형우는 "내년에 삼성 3,4번이 몇 개씩 치나 한번 보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두 선수가 걸어온 길은 다르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승엽은 데뷔 3년차에 홈런왕을 차지하며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엔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많은 56홈런을 치며 새 역사를 썼다. "이승엽을 하늘처럼 우러러봤다"는 최형우는 무명이었다. 이승엽이 홈런에 관한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때 2군에 머물다 방출됐다. 삼성에 재 입단한 뒤 죽기살기로 덤벼 마침내 최고 타자의 반열에 올랐다. 야구 인생의 궤적은 판이하지만 둘 사이엔 홈런왕이란 공통 분모가 있다. 이승엽과 최형우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났다. 둘은 인터뷰 내내 서로에 대한 부러움을 털어놓고 칭찬을 주고받으며 티격태격했다. 물론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났다. - 서로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하다. 최형우(이하 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농담 걸어주면 '감사합니다'고 할 정도. 그땐 선배님이 너무 커서 말도 제대로 못 걸었어요. 전 국민이 아는 타자니까. 전 그냥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이스영(이하 이): 야, 너 왜 그러냐. 최: 진짜에요. 선배님. - 이승엽 선수도 일본에 가 있는 동안 최형우 선수를 지켜봤을 것 같은데. 이: 잘 치죠. 홈런왕 하고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타자가 됐어요. 홈런왕이 우리나라에서 서른 명밖에 없는데 그 중 한 명이기 때문에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 아. 쑥스럽네. 선배님 홈런왕 할 땐 50개 이상 쳤는데 서른 개 가지고. 이: 야야, 지금은 투수가 좋아졌잖아. - 이승엽 선수과 복귀하면서 함께 뛰게 됐다. 기분이 어땠나. 최: 되게 설렜어요. 우승 전력에 워낙 잘하시는 선배님이 들어와서 기대밖에 없어요. 무조건 올해보다 잘할 것 같아요. 100%. 이: 요즘 훈련할 때 형우가 치는 걸 봐요. 요즘 제 스윙은 마음에 드는 스윙이 아니니까. 보면서 감탄하죠. 잘 치는 데엔 이유가 있거든요. 형우 스윙은 참 매끄러워요. 가까이서 안 보고 멀리서 한 번씩 보죠. - 두 선수 다 홈런타자는 아니었다고 들었다. 이승엽 선수는 투수로 입단했고, 최형우는 중·장거리 타자였다. 어떻게 홈런왕으로 성장할 수 있었나. 이: 2년 차인 1996년에 3할 치고 체격 좋아지니까 홈런을 쳐야겠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당시 백인천 감독님께서도 '홈런을 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 받아들였죠. 저도 홈런치고 싶었으니까. 그때 일명 호주 특공대가 있었어요. 그해 12월 달에 스무 명 정도 호주로 갔어요. 그때 훈련하면서 급성장했다고 해야 하나. 타구가 멀리 날아가더라고요. 1997년에 첫 홈런왕 했죠. 최: 전 지금도 홈런타자라고 생각 안 해요. 중·장거리 타자인데 삼성에 홈런 타자가 없다니까 욕심이 나고 그런 거죠. 홈런은 치다 보면 나오는 겁니다. 이: 그래서 형우가 홈런을 많이 치는 거에요. 홈런 친다고 해서 많이 치는 타자는 없어요. - 이제는 둘 다 자타공인의 홈런 타자다. 서로의 타격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최: 부드럽고 공을 멀리 때릴 수 있는 힘이나 테크닉을 다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건 밀어치는 홈런이에요. 시즌 때 일본프로야구에서 선배가 홈런 치는 거 봐요. 너무 멀리 치니까. 선배, 구장 꼭대기에 어떻게 때려요? 150미터는 날아가던데. 이: 난 많이 못 치잖아. 하나 칠 때 공갈포로 이제.(웃음) - 최형우는 어떤가.이: 스윙이 되게 부드럽더라고요. 공갈포가 아니라 콘택트 능력도 좋고. 저는 3할3푼도 한번 못 쳐봤거든요. 홈런과 타율이 동반되는 건 대단한 거에요. 홈런 타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의외로 더 좋은 타구 나오지 않나 생각하고. 몸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홈런 타자만의 특징이 따로 있나. 이: 체격 조건이라든지 스윙의 폭이라든지. 그게 작으면 홈런을 칠 수 없어요. 작은 타자들은 홈런을 못 치는 거 알기 때문에 그렇게 치는 거죠. 손아섭(롯데)같은 경우엔 작잖아요. 대신 스윙 스피드가 빠르고. 자기가 홈런 칠 수 있는 능력 되면 노력하는 거고 한계가 있으면 단거리 타자로 치는 거 아닌가. 그게 차이점 같은데요. 최: 모르겠어요. 선수마다 다른 거 아닌가. 이: 스윙스피드 좋잖아. 스윙 스피드 해라. 최: 아니에요, 선배님. 저 스윙 스피드 느려요. 이: 네가 느리면 난 어떻게 하냐. 엄살 좀 부리지 마라. 최: 진짜에요, 선배님. 전 세게 안 치잖아요. 들어오면 치지. 이: 그래서 넘어가는 게 유연하다는 증거라니까. 아 역시, 나도 스트레칭 좀 많이 해야겠는데. - 홈런 치기 가장 어려운 공은 어떤 공인가. 최: 전 바깥쪽 낮은 공.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구질은 체인지업은 힘든데 어떻게 떨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요. 가운데 떨어지면 치죠. 이: 포크볼이 가장 어려운데 높게 들어오는 포크볼은 제일 치기 좋아요. 직구를 살살 던지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바깥쪽이나 몸쪽이나 컨트롤이 되는 공은 홈런 치기 굉장히 어려워요.- 이승엽 선수 옛날엔 꽉 찬 공도 쳤죠. 최: 많이 치셨죠. 이: 아니야. 그거는 못 쳐요. 예전엔 컨트롤이 정교한 투수가 없었어요. 김용수 선배나 손민한 정도 빼면. - 반대로 가장 치기 좋은 공은.최: 가운데 높은 직구나 체인지업. 안 먹히면 다 여지 없죠. 다 그렇지 않나요. 이: 난 연습 때 던져주는 게 가장 치기 좋던데.- 이승엽 선수가 2003년 홈런왕 하고 8년 뒤에야 왼손 타자 홈런왕이 나왔다. 왜 그랬을까. 이: 왼손이라고 홈런 치기 어려운 건 없어요. 오른손 타자보다 왼손 타자가 적어서 그런 게 아닐까. 최: 최희섭 선배님 빼고는 없잖아요. 그런 타자가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 경산=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사진=이영목 기자 2012.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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